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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압구정 스타 설계회사 선정 잇달아
고비용인데 고층아파트 이력 없어
국내 기준 맞는 결과물 나올지 관심

 

서울 한강변 아파트 단지가 대규모 재건축에 나섬에 따라 ‘해외 설계사’ 유치전이 활발해지고 있다. 홍콩, 두바이 등 도시 스카이라인으로 유명한 해외에서는 이미 스카이라인 등 ‘외관’이 아파트값을 좌우하고 있다.이 때문에 유명 해외 설계사를 통해 럭셔리한 외관을 갖추고 ‘초고층 랜드마크 아파트’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원하는 입주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해외 유명 건축가가 국내 주거시설 설계에 참여한 것은 초고가 빌라 시장 위주였다.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 라파엘 모네오가 지은 ‘에테르노 청담’, 테이트모던 미술관 설계로 유명한 헤르조그 앤 드뫼롱이 참여한 ‘더 피크 도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해외 유명 건축설계사무소들은 여세를 몰아 한강변 아파트 단지 재건축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대부분 국내 회사와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하는 형태지만, 이들 해외 설계사가 국내 고층 주거시설을 진행한 이력은 없어 만족할 결과를 낼지에 관심이 쏠린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모든 가구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설계안을 공개한 성수4지구(최고 77층)는 설계사로 ‘디에이건축·한국종합건축·겐슬러’ 컨소시엄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진행한 설계사 입찰에 해당 컨소시엄이 단독 입찰했고, 오는 13일 정기총회에서 선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컨소시엄에 참여한 겐슬러는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건축설계사 중 하나다. 중국 상하이 타워(118층)·두바이 국제금융센터(60층 쌍둥이 빌딩) 등을 설계했고, 세계 50여 곳에서 지사를 운영 중이다. 성수4지구 조합 관계자는 “혁신적 디자인을 위해 글로벌 설계사 참여를 유도한 결과 겐슬러의 공모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도 해외 설계사와 협업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압구정 2구역(최고 70층)은 디에이건축과 프랑스 설계사 ‘도미니크 페로 건축사(DPA)’ 컨소시엄을 설계사로 선정했다. DPA를 만든 도미니크 페로는 세계 건축 거장으로 꼽히는 인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과 독일 베를린올림픽 벨로드롬 등의 설계를 담당했다.

 

 

압구정 3구역(최고 70층 추진)도 희림·나우동인·UN스튜디오(네덜란드) 컨소시엄을 설계사로 뽑았다. UN스튜디오는 세계적 건축가 벤 반 베르켈이 설립한 곳으로,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박물관과 로테르담 에라스무스 다리 등을 설계했다. 국내에서는 갤러리아명품관 설계로 유명하다.

여기에 압구정 4구역(50층 이상 초고층 추진) 설계사는 디에이건축·가람건축·칼리슨RTKL(미국) 컨소시엄이다. 칼리슨RTKL은 미국 아마존 본사 디자인에 참여했고, 국내에서는 더현대서울 등을 설계했다.

시공권을 노리는 건설사가 유명 설계사를 앞세우는 경우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초구 신반포2차 재건축(최고 49층) 시공 경쟁을 위해 유명 건축가 크리스티앙 드 포잠박과 함께 최근 현장을 방문했다. 그는 건축 분야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프리츠커상을 프랑스 최초로 수상한 인물이다. 또 최근 신반포12차 재건축을 따낸 롯데건설은 조합원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 ‘저디(JERDE)’를 내세웠다.

다만 이들의 결과물이 성공적일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외 설계사가 참여하면 비용이 치솟는 데다 국내 아파트 설계 경험이 없어 현실과 맞지 않는 설계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삼성물산이 해외 설계사와 협업하겠다고 공약했지만, 해외 업체의 평면 구성안이 조합 선호와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채택되진 않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초고층 규제를 풀면서 한강변 정비 단지들이 잇따라 해외 설계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들이 설계했던 건물은 대부분 초고층에 초호화 빌딩”이라며 “외관 디자인을 신경 써야 하는 빌딩 설계와 내부 공간 활용도를 고민해야 하는 주택설계 사이 접점을 잘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매일경제

 

 

 


에테르노 압구정